프랑스,‘엄마’ ‘아빠’대신 ‘부모1’ ‘부모2’로 학교 서류 용어 대체 하원 법안 통과 찬반 논란 가속화 HIT: 1,868
작성자 : 관리자 
2019.03.17 (06:10)


프랑스 학교의 학생들 관련 문서(les formulaires scolaires)에서 ‘엄마’와 ‘아빠’라는 단어가 ‘부모 1’과 ‘부모 2’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동성(同性) 부모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자는 취지로, 이는 2013년 동성애자들의 결혼과 자녀 입양을 허용하는 ‘동성결혼 합법화(Mariage pour tous)’이후 후속 조처다. 2013년 당시에도 엄마와 아빠를 ‘부모 1’과 ‘부모 2’로 대체하자는 아이디어가 제기됐지만 법제화 단계까지 가지는 못했다. 

동성(同性)부모 차별 금지 취지지만
‘왜 다수가 소수의 권익만을 위해’ 부모 성(性)역할 통째를 부정해야만 하는가….
2013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프랑스는 동성(同性) 부모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자는 취지이지만 ‘부모의 성 역할’을 통째로 부정하는 지나친 조치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12일 초•중•고등학교에서 생활기록부를 비롯한 각종 행정 서류에 ‘학교를 향한 신뢰를 높이고자’서식에서 ‘아버지(아빠)’‘어머니(엄마)’라는 표현(단어)을 쓸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 법 수정안(Projet de loi “pour une école de la confiance”)을 통과시켰다. 여기서 ‘부모 1’이 꼭 아버지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며, 순서는 각 가정의 자율에 맡긴다. 수정안에는 3살 아동 전원의 입학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물론 수정안이 우파가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 기각되면 최종 독회를 위해 수정안은 하원으로 넘어간다. 
이 법안을 발의한 여당 ‘전진하는 공화국(LaREM/La République en marche, 레퓌블리크 앙마르쉐)’의 발레리 프티(Valérie Petit) 의원은“가족의 다양성이 학교에서도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아버지, 어머니란 표현을 계속 사용하면 동성 부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미다. 
하원에서 수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의견은 극명히 갈렸다. 지지자들은 동성 부모를 차별하는 행위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며 환영했다. 프랑스 최대 학부모 단체인 FCPE는“종종 아동 괴롭힘은 기존 범주에 들지 않는 아이들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괴롭힘에 대응하려는 최근 법의 취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사회당 소속의 한 의원 역시“아동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대우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일어나는 결과는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수정안 통과를 환영했다. 
하지만, 보수층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반대파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비인간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한 의원은“결혼이든 동거든 95% 이상이 남성과 여성 커플인 (현실적)상황에서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말한다. 절대다수의 가정에서 아버지, 어머니의 성 역할을 나누는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동성 결혼을 반대해온 단체(Manif pour tous)의 뤼도비느 드 라 로셰르(Ludovine de la Rochère) 대표는“남녀의 구별을 없애는 절대적인 인간성 파괴 조치(d’absolument déshumanisant)”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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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가 ‘부모 1’이 되고 ‘부모 2’가 되는가 ? 
한편, 이 대체용어를 두고“누가 ‘부모 1’이 되고 ‘부모 2’가 되어야 하느냐가 또 다른 논쟁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즉, 누가‘부모 1’이 될지를 놓고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성부모협회인 AFDH 역시 자신들을 배려해주는 조치엔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부모 1’이나 ‘부모 2’로 표기하는 것은 자칫 부모 사이에 순위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순서는 각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현재 사용 중인 ‘아빠/아버지’ ‘엄마/어머니’ 라는 표현이 현대 사회와 실생활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성과 여성 커플이 전체 커플의 약 95%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이번 사안에서 간과할 수 없는 핵심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부 보수성향 의원들의“무서운 이데올로기”라는 주장에 대해 한 번 숙고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장관인 장-미셸 블랑크(Jean-Michel Blanquer)역시 이 사안이 법으로 규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파리지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