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주의보 송추-꾸탕스의 봄화가 18인전 HIT: 110
작성자 : 관리자 
2019.04.06 (10:24)


‘봄’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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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꾸탕스의 봄화가 18인전


한 해의 첫 날인 1월 1일은 한겨울이다. 그런데도, 사계절의 순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겨울’이 아니라 ‘봄’부터 시작된다. 그만큼 무언가 조금 달라지고 나아지고 따스해질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재촉하는 마음이 담긴  표현방식이다. 이러한 바람은 현대인들뿐만 아니라, 고대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음을 그 어원에서 알 수 있다. ‘봄’은 프랑스어로 ‘프렝탕 printemps’ [라틴어 primum(first) tempus (time)]이며, 이탈리어는 ‘프리마베라 primavera’[라틴어 primus (first) + ver (spring)]로, 라틴어 어원으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첫 번째 시간이나 계절’을 의미한다. 

이번 봄은 한국과 프랑스의 ‘예술의 가교’(퐁데자르 Pont des arts)가 될 세 개의 행사로 시작된다. 우선, 3월 30일은 퐁데자르 갤러리의 송추 개관전으로 봄을 열고, 5월 4일에는 8인의 레지던스 작가들이 프랑스 꾸탕스(Coutances)의 레지던스에 입주하고, 5월 25일에는 재불 작가 5인과 상기 레지던스 작가들의 전시와 함께 눈부시고 찬란한 봄을 펼치게 된다. 

프랑스와 한국을 잇는 ‘예술의 가교’라는 의미의 ‘퐁데자르’ 갤러리는 파리에서 2008년에 개관했다. 이 당시 ‘청년작가 후원’을 위한 ‘그림이 있어 행복한 생활’ 展이 수차 개최되어 파리의 재불 한인들에게 ‘행복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특히 첫 회(2009년 3월 12일부터 21일까지)에는 백영수, 김창열, 방혜자, 권순철 등 40여명의 재불 작가와 나정태, 조동화 등 한국에서 활동하는 15명 작가를 포함하여 모두 55명의 작가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재능 있는 젊은 작가를 개발하고 후원하자는 뜻에 한마음이 되어 개최되었다. 전시 수익금은 콩쿠르를 거쳐 선발된 3명의 청년 작가들을 후원하는 데 쓰였다. 2015년, 서울 삼청로에 퐁데자르 갤러리 지점을 내었고, 이제 북한산 자락의 송추에 터를 잡아, 송추와 꾸탕스, 한국과 프랑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가교가 되고자 한다. 이 개관전(2019년 3월 30일부터 4월 30일)에 봄을 몰고 올 18인의 전령들은 다음과 같다.

김규연, 김승희, 김경철, 김규승, 김은미, 김선옥, 오솔비,강명순, 이명숙, 홍지영, 강은주, 장정금, 정숙향, 오명은, 박선영, 조성천, 임다솔, 신건우

상기 작가들은 또한 꾸탕스 레지던스의 1, 2, 3기 작가들이기도 하다.

1기 : 김규연,  강명순, 김승희, 송무미, 신건우, 오솔비, 이명숙, 임다솔, 
2기: 김경철, 김규승, 홍지영, 박선영, 조성천, 송지연, 
3기: 김은미, 김선옥,김아나, 장정금, 정숙향, 오명은

5월 4일, 1기 작가들 8 인은 자연의 절경과 독특한 빛으로 인상주의를 태어나게 한 프랑스의 노르망디, 그곳에서도 꾸탕스의 레지던스에 입주, 3개월간 머물며 작업하게 된다. 

5월 25일, 방혜자, 진유영, 권순철, 이배, 손석 등 재불 작가 5인[1관 채플]과 제1기 레지던스 작가들[2관 전시실]이 동시에 ‘제1회 꾸탕스 레지던스 개관전’을 개최한다. 재불 작가 5인은 아래와 같다. 

프랑스 고딕 예술을 대표하며 스테인드글라스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샤르트르 대성당에 영구적으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설치하는 ‘빛의 화가’ 방혜자, 예술 분야 최초의 한국 장학생으로 도불하여 ‘회화의 죽음 시대’에 오히려 ‘회화의 확장’을 일으킨 진유영, 잊혀가고 있는 한국인의 참된 얼굴과 강산 그림으로 유명한 ‘얼굴 화가’ 권순철, 기메(Guimet) 프랑스국립미술관, 메그 재단(Fondation Maeght), 프랑스에서 제일 중요한 갤러리 중의 하나인 페로탱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숯의 작가’ 이배, 독특한 마티에르와 특이한 작업 방식을 작가 자신이 개발하고, 한 작업이 완성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의미에 닿기까지 오랜 ‘attente’(기다림)을 요구하는 손석.

이들 5인의 전시가 1관 채플에서 개최되고, 8명의 레지던스 작가들은 자신들이 한국에서 작업한 작품 일부와 꾸탕스에서 작업한 작품 일부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가 제 2관에서 개최된다. ‘제1회 꾸탕스 레지던스 개관전’은 노르망디의 가장 중요한 축제 중의 하나인 ‘사과나무 아래에서 재즈’ (Jazz sous les Pommiers) 오프닝과 같은 날에 개최된다. 
 
발터 벤야민은, ‘현대미술을 안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봄 주의보’ 전시 포스터와 도록의 바탕색은 ‘리빙 코랄’ (Living Coral)로 정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색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팬톤이 정한 2019년 ‘올해의 색’ (Color of the year)이다. 흐드러진 진달래와 철쭉을 섞어놓은 듯한 이 색은, 사실은 바다의 산호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색이다. 해양 생물의 먹이와 피난처로 중요한 산호초는 안타깝게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처럼(수만 년 된 « 최후의 빙하 »마저 녹았으며, 이제 북극 빙하 면적의 25%만 남았다 !),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올해의 색이라는 트렌드를 따른다기 보다는, 자연을 치유하고 보전하자는 좋은 의도에 동참하기 위해서이다. 자연은 예술의 모태이자, 또한 미술의 역할 중 하나는 ‘치유’이기 때문이다. 이번 ‘봄 주의보’ 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에도 이러한 현실을 알리는 작품들,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작품들, 치유를 의도하는 작품이 많다는 것이 ‘리빙 코랄’을 배경색으로 정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또한, 일종의 ‘색을 통한 비평의 한 방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봄’(見 seeing) 주의보

이처럼,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렘을 담은 ‘봄’(春 spring, printemps)이 ‘봄’(보는 행위 見 seeing)에 의해 아름답게 피어나고, 열매 맺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여기서  봄 주의보의 ‘봄’은 ‘봄’(春)과 ‘봄’(見)이라는 두 의미를 동시에 함유하고 있다. 

원래 ‘주의보’라는 표현은 ‘태풍 주의보’나 ‘폭설 주의보’처럼, 미리 주의할 수 있도록, 좋지 않은 것의 도래를 의미한다.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첫사랑 주의보’, ‘낭만 주의보’, ‘감동 주의보’처럼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들과 함께 ‘주의보’를 사용하는 것을 듣고 그 참신함에 웃고 지나쳤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바로 이러한 소중하고 고귀한 감성이야말로 많은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잘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서는 가끔 ‘주의보’가 발포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런 주의보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고전 예술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봄’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재현한 작품 중의 하나는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La Primavera(봄)이다. 이 작품의 왼쪽 끝에는 머큐리가 성스럽고 평화로우며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봄의 정원에 작은 먹구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곤, 막대기처럼 보이는 그의 창으로 구름을 화면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 ‘봄’을 청각적으로 가장 잘 재현한 작품 중의 하나는 비발디의 <La Primavera(봄)>(4계)이다. 바이올린과 현악합주로 경쾌하고 즐겁게 시작되는 봄의 향연도 잠시, 곧바로(1악장에서) 천둥과 번개가 친다.  

외국에 나가서 거주하게 되면, 보는 모든 것(‘봄’ 見 seeing)이 새로워서 담는 것에 급급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오랜 짐을 버리기에도 좋은 기회다. 그래서 노자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배움은 날마다 새로운 것을 채우고, 도는 날마다 버린다 
爲學日益 爲道日損 (위학일익 위도일손)  
- 노자,  도덕경 -

또한 « 어린 왕자 »로 유명한 쌩텍쥐베리도 다음과 같은 근사한 말을 남겼다. 

완벽함이란, 더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Il semble que la perfection soit atteinte non quand il n’y a plus rien à ajouter, mais quand il n’y a plus rien à retrancher. - Antoine de Saint-Exupéry , “Terre des hommes” (1938), III -

위의 말은 ‘근대’미술과 근대 ‘이후’의 미술을 특징 짖는 좋은 기준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상기에서 인용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La Primavera>(봄)은 더 보탤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말레비치(Kasimir Malevich)의 <Black Square> (검은 사각형,1915)은 더 이상 뺄 것이 없어 완벽하다. 한발 더 나아가, 현대미술은 이러한 «완벽함을 극복하기»(이우환과의 인터뷰에서)위해 애쓰고 있다. 
 
‘봄’이라는 계절처럼, ‘사랑’도 가장 아름다운 것 중의 하나이지만, 이 사랑을 잘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주의보’가 울릴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레지던스 작가로 외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작가들에게 ‘봄 주의보’가 발포되었다. ‘봄’과 같이 설레는 희망으로 시작하여, 여름과 같이 뜨겁고 지속된 열정으로 작업하고, 가을 단풍처럼 찬란하고 화려한 세계무대에서 작가들과 교류하며, 숙성의 계절인 겨울까지,  지금의 ‘열정’과 ‘설렘’이 지속되기를 바랜다. 관람객들에게는 아름답고 소중한 일상의 삶, 고귀한 하나하나의 생명, 아주 조심스럽게 가꾸어야 할 사랑, 등에 대한 ‘설렘 주의보’가 이들의 예술을 통해 발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 이제 봄이다, 무거운 옷을 벗을 때다. 
<< 계절은, 바람과 추위와 비의 옷을 벗었다. >> 
(Le printemps, Charles d’ Orleans)

| 심은록 (SIM Eunlog) 미술비평가, 큐레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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